미술교육 칼럼 |디지털 미술과 스케치북 수업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같은 주제, 다른 도구로 확장하는 미술수업

디지털 미술수업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모든 아이가 아이패드나 태블릿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어떤 아이는 디지털 작업을 좋아하지만, 어떤 아이는 연필과 색연필, 종이를 이용한 작업을 더 편안하게 느낍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가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미술수업은 서로 달라져야 할까요?
저는 같은 주제를 '디지털 작업과 스케치북 작업 두 가지 방식으로 함께 구성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기기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같은 조형 개념을 경험하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재료와 표현 방법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매체는 달라도 교육목표는 같습니다

디지털 작업과 종이 작업은 사용하는 도구가 다릅니다.
디지털에서는 레이어, 색 드롭, 알파 잠금, 클리핑 마스크, 복제와 변형 같은 기능을 이용합니다.
종이에서는 연필, 색연필, 오일파스텔, 잡지, 도장, 스티커 용지와 같은 실제 재료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수업에서 배우는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색을 선택하고, 형태를 만들고, 명암을 표현하고, 반복과 패턴을 경험하고, 화면 안에 그림과 글자를 배치하는 과정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작업 모두에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이 수업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특정 프로그램의 기능만 익히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의 조형 개념을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경험하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 표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입니다.

같은 제목 아래 두 가지 수업으로 진행합니다

본원에서는 같은 수업 주제 아래에서 디지털 작업을 희망하는 학생과 스케치북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이 함께 수업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가 준비된 학생은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기기가 없거나 종이 작업을 원하는 학생은 같은 주제를 스케치북과 다양한 미술재료로 표현합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주제를 관찰하지만, 완성되는 과정과 결과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차이를 통해 아이들은 친구의 작업을 보면서
“이것을 종이에서는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디지털에서는 이런 방법이 가능하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표현 방법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과 스케치북을 연결한 10가지 수업

1. 꿈꾸는 고래

**디지털**
브러시와 색 드롭 등 기본 기능을 익히며 화면을 구성합니다.
**종이**
고래를 중심으로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환상화·일러스트 작업으로 진행합니다.

 2. 우주선 속 외계인과 행성

**종이 중심 연계수업**
‘AI와 협업하여 상상 확장하기’를 주제로 진행합니다.
외계인의 모습과 성격, 생활 방식, 행성의 환경 등에 대해 질문하고 얻은 정보를 다시 자신의 상상과 결합하여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우주선 속 외계인과 행성


첫 번째 수업에서는 전체 학생이 함께 이 주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후 디지털과 종이 작업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3. 초콜릿 분수와 마시멜로

**디지털**
알파 잠금 기능을 활용해 명암과 입체감을 표현합니다.
**종이**
색연필을 이용하여 형태 안쪽의 명암과 초콜릿의 광택을 관찰하며 표현합니다.

4. 스니커즈 디자인

**디지털**
클리핑 마스크를 이용하여 운동화 형태 안에 다양한 패턴과 색을 디자인합니다.
**종이**
운동화 도안 안에 질감과 반복무늬를 직접 구성하며 자신만의 스니커즈를 디자인합니다.

5. 네온사인 이름

**디지털**
블러와 발광 효과를 이용해 빛이 퍼지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종이**

검정 종이 위에 네온 색연필, 오일파스텔, 형광펜 등을 이용해 빛과 번짐을 표현하며 재료의 특성을 탐구합니다.

 6. 과일 캐릭터 조각 케이크

**디지털**
복사, 이동, 크기 조절 기능을 이용해 여러 캐릭터의 위치와 크기를 구성합니다.
**종이**
잡지 콜라주와 드로잉을 이용하여 여러 개의 과일 캐릭터를 만들고 오려 붙이면서 화면 안의 크기와 위치를 구성합니다.

7. 외계인 스티커

**디지털**
대칭 기능과 배경 제거 기능을 활용하여 캐릭터 스티커를 제작합니다.
**종이**
자유롭게 외계인 캐릭터를 디자인한 뒤 스티커 용지를 이용해 실제 스티커로 제작합니다.

8. 책갈피와 이름표

**디지털**
변형 기능과 글자 배치를 이용하여 작은 화면 안에 그림과 문자를 구성합니다.
**종이**
제한된 세로 화면 안에 그림과 글씨를 직접 배치하고 완성 후 코팅하여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책갈피와 이름표로 제작합니다.

9. 반복 패턴 디자인

**디지털**
복제 기능을 이용하여 하나의 모티브를 반복적으로 배열합니다.
**종이**
작은 도장이나 직접 그린 모티브를 반복해 포장지나 북커버를 디자인합니다.

10. 미니 수첩 표지

**디지털**
인쇄를 고려하여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수첩 표지를 디자인합니다.
**종이**
원화를 직접 제작한 뒤 촬영하거나 스캔하여 실제 미니 수첩으로 제작하는 과정까지 연결합니다.

디지털과 종이는 서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미술교육의 목표는 모든 아이에게 같은 기기를 사용하게 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도구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고, '같은 조형 개념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종이에서 직접 그려본 경험은 디지털 작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디지털에서 쉽게 반복하거나 변형해 본 경험은 다시 종이 작업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사고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두 매체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경험을 확장해 주는 관계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여러 방향으로 확장하는 미술수업

현재 이 수업들은 방학특강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간 안에 모든 활동을 완료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각 수업의 조형 개념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방학 이후에도 필요한 활동은 지속적인 수업안으로 연결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제 수업이 진행된 작업들은 이후 각각의 간단한 수업안으로 다시 정리하여 수업시간 게시글에 소개하려 합니다.
또한 완성 작품뿐 아니라 아이들이 질문하고, 실험하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 가는 과정은 '패들릿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함께 기록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미술과 스케치북 미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재료로 경험하고, 다시 서로의 표현 방법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두 수업은 하나의 미술교육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도구에 익숙해지는 것만이 아니라,
도구가 달라져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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