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육 칼럼 ㅣ 학원에서 임화수업의 효과적인 지도방법

🪴베끼기가 아니라, 관찰과 연구를 통한 표현 확장의 과정

아동미술에서 ‘임화’는 종종 창의성을 저해하는 활동으로 오해받습니다. 그러나 임화수업은 단순히 남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작업이 아닙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지도하느냐에 따라 임화는 아이의 표현력을 넓히는 매우 유용한 미술교육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자료는 사용 목적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림자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게 아무 설명 없이 그림을 주고 “보고 그려라”라고 하면 그것은 단순한 베끼기가 됩니다. 하지만 교사가 관찰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작품 속 구도·색·재료·표현 방법을 탐색하게 한다면 임화는 관찰력, 해석력, 표현기술,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연구 수업이 됩니다.
교육심리학에서 말하는 관찰학습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표현을 보고 배우는 과정을 중요하게 봅니다.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에서도 학습자는 모델을 관찰하고, 기억하고, 재현하고, 동기를 가질 때 새로운 행동이나 기술을 습득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아이가 다른 사람의 그림을 관찰하며 표현 방식을 배우는 과정은 단순 모방이 아니라 중요한 학습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화가 그림을 관찰하며 색과 구도 붓터치를 연구하는 미술 수업

 1. 임화수업의 목표는 ‘똑같이 그리기’가 아니다

임화수업의 목표는 원본과 똑같은 그림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목표는 아이가 평소 자신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이 주제를 구성하는 방식, 화면을 나누는 방식, 색을 쓰는 방식, 명암과 원근을 처리하는 방식을 경험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방식에 익숙해지면 늘 비슷한 구도, 비슷한 색, 비슷한 표현을 반복하기 쉽습니다. 이때 적절한 그림자료를 통해 다른 표현 방식을 접하면 아이는 “이렇게도 그릴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됩니다.
이 과정은 Vygotsky가 말한 ‘근접발달영역’과도 연결됩니다. 아이가 혼자서는 아직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의 표현도 교사나 조금 더 능숙한 또래의 작품을 통해 도움을 받으면 도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화 자료는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약간 높은 수준의 표현을 경험하게 하는 자료가 적절합니다.
그래서 저학년에게는 같은 학년의 그림보다 한두 학년 위 아이들의 작품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1·2학년 아이들에게는 3·4학년 아동의 작품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너무 어려운 작품은 좌절감을 주고, 너무 쉬운 작품은 도전 의식을 만들지 못합니다.

2. 자료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관찰 과정’이다

임화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그림을 그리기 전입니다. 아이가 선택한 그림을 충분히 관찰하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화면을 구성했는지 상상해보게 해야 합니다.
  • 임화수업 전, 아이에게 던질 관찰 질문
“이 그림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그린 사람은 왜 이 대상을 크게 그렸을까?”
“앞쪽은 왜 선명하고, 뒤쪽은 왜 작고 흐릿할까?”
“이 색은 어떻게 섞어서 만들었을까?”
“어떤 부분이 평소 네 그림과 다르게 느껴지니?”
“이 그림을 따라 그리며 꼭 배워보고 싶은 표현은 무엇이니?”

이런 발문은 Harvard Project Zero의 ‘See, Think, Wonder’와 같은 사고 루틴과도 연결됩니다. 이 루틴은 아이들이 이미지를 볼 때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관찰하고 해석하고 궁금증을 갖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미술 감상과 표현 수업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즉 임화수업은 “보고 따라 그리기”가 아니라 보고, 생각하고, 묻고, 해석한 뒤 그리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임화수업에서 참고 그림을 관찰하고 표현 방법을 분석하는 과정


3. 아이에게 “눈으로 베끼지 말고 마음을 따라가라”고 지도한다

아이들이 임화수업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그림을 겉모양으로만 따라 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화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선과 면이 뭉개지며, 왜 그렇게 그려야 하는지 모른 채 손으로만 옮기게 됩니다.
그래서 교사는 수업 전에 분명히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 그림을 똑같이 베끼는 것이 아니라,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의 생각과 방법을 따라가 보는 거야.”이 한 문장이 임화수업의 방향을 바꿉니다. 아이는 원본을 단순한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구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그림에서 나무가 크게 배치되어 있다면, 아이에게 “왜 나무를 이렇게 크게 그렸을까?”라고 묻습니다. 배경이 흐리게 표현되어 있다면 “뒤쪽을 흐리게 칠하면 어떤 느낌이 날까?”라고 묻습니다. 색이 중첩되어 있다면 “한 가지 색만 쓴 게 아니라 어떤 색들이 겹쳐 보이니?”라고 질문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그림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구도, 원근, 색의 깊이, 표현 의도를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4. 교사는 정답을 빨리 주지 말고, 궁리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임화수업에서 교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가 생각하기 전에 먼저 설명을 다 해버리는 것입니다. 교사는 아이에게 질문을 던진 뒤 잠시 기다려야 합니다.
  • 아이의 발견을 기다리는 질문
“왜 이 그림은 앞쪽은 선명하고 뒤쪽은 흐릿할까?”
이 질문을 던진 뒤 바로 “그건 원근감 때문이야”라고 말해버리면 아이는 스스로 발견할 기회를 잃습니다. 먼저 아이가 궁리하게 하고, 자신의 말로 추측하게 한 다음 교사가 필요한 개념을 연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좋은 수업의 핵심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한 번 생각하고 발견한 내용을 훨씬 더 오래 기억합니다. 또 자기 생각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릴 때 흥미와 자신감이 커집니다.

5. 임화는 창의성을 막는 것이 아니라, 표현 재료를 넓히는 과정이다

임화가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임화를 단순한 복사 활동으로 지도하면 아이는 자기 생각 없이 결과만 따라 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창의적 표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하지만 좋은 임화수업은 다릅니다. 아이는 다른 사람의 그림을 통해 새로운 표현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자기 그림 안에서 다시 활용합니다.
예술교육에서 모방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학습 방식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배운 표현 방법을 자기 작업 안에서 다시 적용하고 변형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임화수업의 핵심은 복제가 아니라 재창조입니다.아이의 그림은 원본과 완전히 같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다르게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아이는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선, 자신만의 색, 자신만의 해석을 남기게 됩니다.

6. 채색 단계에서는 색의 연구가 일어난다

수채화 임화수업에서는 특히 색의 경험이 넓어집니다. 아이들은 평소 자신이 자주 쓰는 색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의 그림이나 선배 학년의 그림을 관찰하면 새로운 혼색, 중색, 명암, 농담 표현을 경험하게 됩니다.
  • 색을 관찰하게 하는 질문
“이 초록색은 그냥 초록색일까, 노랑이나 파랑이 섞였을까?”
“그림자 색은 왜 검정색만 쓰지 않았을까?”
“멀리 있는 것은 왜 연하게 칠했을까?”
“이 색을 만들려면 어떤 색을 먼저 칠하고, 어떤 색을 덧칠하면 좋을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색을 공식처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찰하고 실험하며 발견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학년 아이들도 이런 과정을 통해 색의 폭을 넓히고, “내가 새로운 색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7. 분위기 전환도 수업 효과를 높인다

임화수업은 가능하면 평소 책상 수업과 다른 분위기로 진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이젤을 활용하면 아이들은 자신이 조금 더 진지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저학년 아이들도 이젤 앞에 서면 작업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는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언어화해주면 좋습니다.
“오늘은 정말 형아반처럼 집중해서 그리고 있네.”
“작업 태도가 아주 진지하다.”
“이 색은 어떻게 만든 거니? 정말 연구한 색 같아.”
“원본을 그냥 따라 한 게 아니라 네 방식으로 다시 살리고 있구나.”
이런 격려는 아이에게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의 의미를 인식하게 해줍니다.

8. 임화수업 지도 원칙

임화수업은 다음 원칙을 지킬 때 효과적입니다.
첫째, 아이 수준보다 약간 높은 자료를 제시합니다.
둘째, 아이가 직접 선택하게 하여 동기를 높입니다.
셋째, 그리기 전 충분히 관찰하고 질문합니다.
넷째, 겉모양보다 작가의 생각과 표현 방법을 따라가게 합니다.
다섯째, 교사가 정답을 바로 주지 않고 아이가 궁리할 시간을 줍니다.
여섯째, 결과보다 관찰 과정과 발견 과정을 칭찬합니다.
일곱째, 완성 후에는 원본과 비교하며 “무엇을 배웠는지” 말하게 합니다.
여덟째, 이후 자기 창작 수업에서 배운 표현을 다시 활용하게 합니다.

9.임화수업은 창의적 표현을 위한 어휘를 넓히는 과정입니다

임화수업은 잘못 사용하면 단순 베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을 분명히 하고, 관찰과 질문, 해석과 재구성의 과정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미술교육이 됩니다.
아이들은 타인의 그림을 통해 새로운 표현 세계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 표현을 자기 손과 생각으로 다시 통과시키며 자신만의 그림으로 재창조합니다.

따라서 임화수업은 창의성을 막는 수업이 아니라, 창의적 표현을 위한 어휘를 넓히는 수업입니다. 아이가 더 풍부하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돕는 연구 과정입니다.
그것이 아동미술에서 임화수업이 갖는 진짜 교육적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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